"한남한녀 40%, 한녀일남 60%?", 정체불명 "이혼율" 실체
댓글
0
08.13 18:55

이런 짤이 갑자기 수십장의 사진과 함께 떠돌고 있다.
과연 결혼한 한남한녀 부부는 40%씩 이혼을 하는걸까?
일단 이 40%가 어떻게 나왔는지부터 알아봐야하는데
단순 이혼건수를 혼인건수로 나눈것일 뿐이다.
지난해 이혼 9.1만을 혼인 22.2만으로 나누면 41%
그나마 이것도 작년 유례없는 혼인증가로 낮아진것뿐
불과 몇년전만해도 이 수치는 50%에 육박했다.
통계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이딴 수치는
허무맹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2024년 이혼하는 사람이 2024년 결혼한 부부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고 이미 수십년간 결혼을
지속한 부부일 확률이 훠얼씬 높다.
이건 작년기준, 혼인지속기간별 이혼건수다.
구성비율을 보면 4년 이하는 15%에 불과하고
결혼하지 10년 이상 된 경우가 70%에 육박하며
심지어 20년 이상도 33%, 30년 이상도 15%다.
이걸 평균낸게 약 17.2년으로
이혼하는 부부들은 평균적으로 결혼한지
17년만에 이혼 도장을 찍는단 이야기.
결론적으로 2024년의 이혼건수는 당해 혼인건수가 아니라
수십년 전 혼인건수에 더욱 연동된다는 말이고
연 20만 왔다갔다 하는 지금의 혼인건수보다는
연 30만대 초반이었던 2000~2015년의 데이터
심지어는 1979년부터 1999년까지 연 35만을 웃돌았던
수십년 전 혼인건수에도 영향을 받는다는거다.
당연히 모수가 더 클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혼건수도 2000년대 초중반 피크를 찍고
감소세에 접어들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로부터 10~15년 전이었던
1990년 전후는 대한민국의 혼인이
가장 많았던 시기이기도 했다.
(당시엔 동거기간 5년이내가 25%, 20년이상이 18% 수준으로
지금보다 평균지속기간이 짧았음)
1988 41.0만 건
1989 41,1만 건
1990 39.9만 건
1991 41.7만 건
1992 42.0만 건
1993 40.3만 건
대한민국 혼인건수가 연 40만건을 돌파한 건 총 9시즌이었는데
그 중 5년이 이 시기에 집중되어있다.
이들이 이혼적기(?)에 접어든 2000년대 초반에
이혼이 피크를 찍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그렇다면 한녀일남 60%,
한남일녀 10%의 근거도 대충 짐작이 간다.
단순 2024년 혼인, 이혼건수만 보자
한남일녀 - 혼인 1,176 이혼 167
한녀일남 - 혼인 147 이혼 257
아까처럼 이혼건수를 단순 혼인건수로 나누면
한남일녀는 14%, 한녀일남은 무려 175%가 나온다.
당연히 말이 안되는 수치. 한남한녀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수십년 전 데이터를 함께 봐야한다.
국가통계포털에서 국제결혼 통계가
국적별로 제공되는건 1993년부터다.
(이혼은 1995년부터)
그러면 1993년부터 2024년까지 32년을
8년씩 4구간으로 나눠서 데이터를 살펴보자
한남일녀
1993~2000 혼인 8,725건
2001~2008 혼인 7,340건
2009~2016 혼인 9,197건
2017~2024 혼인 6,829건
한녀일남
1993~2000 혼인 15,554건
2001~2008 혼인 22,991건
2009~2016 혼인 11,534건
2017~2024 혼인 1,579건
과거엔한녀일남 부부가 더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경제력 차이가 더 컸을 그 이전엔 격차가 더 컸을거란
추측도 가능케 한다(물론 추측의 레벨이다.)
한국, 일본 모두 2010년대 들어 적령기 모수 자체가
감소하면서 혼인건수 역시 줄어들고 있지만
코로나를 직격탄으로 맞고도 낙폭을 방어해낸 한남일녀와 달리,
한녀일남의 경우는 아예 멸종수준으로 가고있다.
한남일녀 조합이 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고 그럴 이유도 없지만
단순 최근 혼인, 이혼건수만 놓고
이혼율 60%, 10% 이딴건 그냥 선동이라는게
이 데이터만 봐도 나온다.
2000년대 전반만 해도 3배,
후반에도 한남일녀보다 많았던게 한녀일남 부부고
당연히 지금 이혼건수도 그 영향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